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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명품 플랫폼...360억 투자받은 ‘캐치패션’ 조인성 광고만 남기고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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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치는 쿠팡에... 매치스패션은 파산 절차
수요 주는데 자사몰 키우는 명품... 버티컬 플랫폼 입지 좁아져
머트발 “해외 진출·중고 판매로 활로 찾는다”

‘조인성 광고’로 유명한 온라인 명품 패션 플랫폼 캐치패션이 지난 19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지 5년여 만이다.

캐치패션은 사업 종료에 앞서 고객들에게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캐치패션 서비스 운영 정지를 결정하게 됐다”라며 “캐치패션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19일 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현재 직원 대부분은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캐치패션은 2019년 이우창 대표가 설립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거래액 800억원을 돌파했고, 2021년까지 약 38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시장 점유율은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 에 이어 4위 수준이었다.

경쟁 플랫폼들이 직접 명품을 입점시켜 파는 데 반해 이 플랫폼은 매치스패션, 네타포르테 등 글로벌 명품 업체의 공식 유통사 40곳과 제휴를 맺고 그들의 판매 채널을 연동해 상품 가격을 비교하고 직접 구매(직구)하는 시스템으로 차별화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이후 실적이 악화하고,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결국 서비스 종료에 이르렀다.

업계에선 코로나 기간 급상승한 ‘보복소비’가 수그러들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몰락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세계 1위 파페치·매치스패션도 ‘흔들’


이미 해외에선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영국 명품 플랫폼 매치스패션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1987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패션 편집숍에서 시작해 2007년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한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영국 프레이저스 그룹에 약 850억원에 매각됐으나,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영국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쿠팡에 약 6500억원에 인수되기도 했다. 파페치는 한때 시가총액이 34조원까지 갔던 세계 1위 명품 플랫폼이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명품 시장 규모는 3620억유로로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2021년 32%, 2022년 20%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수요가 줄었다. 2022년 30%에 육박한 성장을 보인 국내 백화점 명품 판매는 지난해 9~11월 월 매출이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유통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온라인 명품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경기 불황으로 명품 수요가 줄어든 데에 더해 명품 업체들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명품 버티컬(전문) 플랫폼들이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수요 감소 대응 및 글로벌 명품사들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물량을 줄이면서 명품 플랫폼들이 물건을 수급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중고에서 신성장 동력 찾는 ‘머트발’

이제 눈은 ‘머트발’로 향한다. 이들 플랫폼은 코로나 기간 김혜수, 김희애, 주지훈 등 유명 배우들을 모델로 내세운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였으나, 아직 수익화에 이르지 못했다.

2022년 기준 발란의 손실 규모는 374억원, 트렌비 233억원(별도 기준), 머스트잇 168억원이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이 중 2개 업체는 지난해 합병을 도모했지만, 막바지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는 수익성 개선과 해외 진출 등으로 성장 물꼬를 찾고 있다. 발란은 지난해 9월 첫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후 이달까지 7분기 연속 월간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거래액이 4000억원 규모로 직전연도(6800억원)보다 줄었지만, 마케팅 비용을 90% 이상 절감하고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올해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다. 발란 관계자는 “아시아 현지 국가의 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해당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과 자체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투 트랙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5월쯤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비는 중고 시장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정·가품과 중고가 감정, 판매, 배송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중고 비즈니스를 선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정가품을 가리고, 감정가를 자동으로 제시한다. 지난 18일에는 전국에 6개의 중고 매입 위탁센터를 열어 명품 판매자들을 위한 위탁 시스템을 개선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내실 강화 작업을 통해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는 지난 2월 김홍균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창업자인 조용민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플랫폼 고도화에 나선다. 부티크와 아웃렛, 중고 판매 등을 통해 내실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명품 플랫폼 시장 내 순위 변동도 예상된다. 2020년 설립된 명품 플랫폼 젠테의 경우 2022년 3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1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시장 1·2위를 노려볼 만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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