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비 1만 원짜리라, 주차까진 못 해줘"…차 세우고 간 기사

대리운전 요금이 적다며 주차장 통로에 세우고 가버린 대리기사의 황당한 태도를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18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벌어진 손님과 대리기사 사이 벌어진 다툼이 전해졌다.

제보자 A 씨 부부는 이날 늦은 밤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집에 가기 위해 대리기사를 호출했다. 가게와 집까지의 거리는 2.5㎞ 정도여서 요금은 1만 1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A 씨 부부는 대리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아파트에 도착했다. 주말인 데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어서 지하 1층 주차장은 꽉 차 있었다. 이에 A 씨 부부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대리기사는 이를 거부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A 씨가 저희가 운전을 할 수는 없다"고 하자 대리기사는 "제가 여기까지 운전을 해주지 않았나. 근데 솔직히 1만 원짜리 불러놓고 지하 2층까지 가자고요?"라고 말했다.

A 씨 아내가 "저희가 운전해요?"라고 묻자 대리기사는 "그러면 제가 요 층에서 주차해 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A 씨 아내는 "지하 2층까지 가자고 말씀드리는 게 안 돼요?"라고 물었고 A 씨도 "1층이 꽉 차서 2층 내려가 달라는 건데"라며 황당해했다.

B 씨는 "뒤에 타신 분들도 사업하시는 분들 같은데 솔직히 이거 1만 원짜리 아니냐"라고 했다. A 씨 아내는 "책임을 다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B 씨는 "그렇게 말씀하시기 전에 솔직히 그 정도 서비스를 바라면 가요~ 지하 2층 가요~ 가요~ 예"라며 떨떠름하게 답했다.

A 씨 부부는 B 씨와 실랑이를 이어갔다. 지하 2층을 내려가냐, 못 가냐로 옥신각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가 결국 2층까지 내려갔지만, 대리기사는 코너 앞에 차량을 또다시 멈춰 세웠다.

그러고는 "저 여기 못 들어갈 것 같다. 제 운전 실력이 안 돼서. 못 들어간다. 죄송해요. 운행 마쳤어요"라고 말했다. A 씨 아내가 붙잡았지만 대리기사는 "제가 운전하라고는 안 했다"라고 했다.

A 씨 아내가 "만 원짜리 불렀으면 주차를 안 해줘도 되는 거냐"고 묻자 "주차해 드렸잖아요"라고 말했다. 결국 대리기사는 "그냥 갈게요. 저는 그 값어치만큼 충분히 했다"라고 말했다. 급기야 주차 공간까지 찾아서 주차하라는 규정은 없다고 얘기하며 더 나아가 '사람들한테 물어볼까요?'라고까지 이야기했다고.

A 씨 부부는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대리기사를 보낸 뒤 대리기사 업체에 연락했고, 자초지종을 들은 업체는 결제를 취소해줬다.

양지열 변호사는 "도대체 저게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대리운전 앱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금을 1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안 받으면 그만이다. 1만 원짜리를 받지 말아야 하는데 본인이 잡은 거다. 안 잡았으면 될 거 아니냐고 하니까 그거에는 또 대답을 안 하더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업체 측은 대리기사에게 벌점을 부과한 것으로 전해졌다.